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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창작과비평 제7장

[미션②] 시•소설

말의 온도

나는 쉽게 쓰인 글을 좋아한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글도 싫진 않지만, 그보다는 내가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글이 더 좋다. 좋아하는 작가님이 ‘스스로를 불편하게 하는 책을 읽으라’고 해서 얼마간은 노력해보았지만 나에게 책 읽기는 아직은 여가 혹은 (실제론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딘가는 있을 것 같은 답을 찾으려는 노력하는 행위에 더 가깝다.

말의 온도의 ‘불만 많고 까칠해서 걸핏하면 부모에게 대들던’ 주인공은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 물론 나의 어머니는 작 중 어머니처럼 헌신적이고 희생적이며 자식들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글을 읽으면서 나의 어머니가 이런 사람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자랐을까 생각해보니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주인공이 부러워졌다. 이런 어머니를 두고도 ‘사랑채와 본채의 거리’만큼 어머니와 거리를 두다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디선가 봤던, 내가 나에게 이런 어머니 같은 사람이 되어 줘야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다만 누구 앞에서도 자식들의 허물을 들추지 않는.’

어머니는 어리숙한 것 같으면서도 현명하다. 자기에게 맞고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는 모르면서 ‘여든다섯에 모르겠던 것을 여든여섯 됭게 알겄어야.’라는 명언을 남긴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나이를 먹어도 발전이 없는 것 같고 내가 나를 모르겠고 너무 괴로운 나도 여든여섯이 되어서도 뭔가를 깨닫게 될 수 있을 거라는 약간의 희망을 품게 되었다.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마무리 해본다.
‘꽃을 멀라고 나가서 볼 것이냐. 눈앞에 젤로 이쁜 꽃이 있는디.’